기획

국제선 5000만 시대, 일본·중국 쏠림이 말하는 것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이 사상 첫 5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늘어난 여객 10명 중 9명이 일본·중국 노선에 몰렸다는 점, 항공·여행 섹터를 볼 때 단순 호재로만 읽기 어렵습니다.

국제선 5000만 시대, 일본·중국 쏠림이 말하는 것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제선 여객이 5048만7371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만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수치이고, 운항편수도 28만4000편으로 7.5% 늘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이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숫자 안에 중요한 맥락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늘어난 여객의 약 90%가 일본과 중국 노선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통계를 기반으로 한 이번 수치는, 전체 파이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특정 노선에 극단적으로 쏠리는 양극화 구조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남아나 유럽, 미주 노선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셈입니다.

항공사 입장에서 이 구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일본·중국 노선은 단거리 노선이라 회전율이 높고, 운영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 노선은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여행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받쳐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노선도 한중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 회복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고요.

다만 리스크도 분명히 있습니다. 노선 다양성이 낮다는 것은 특정 변수에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 중국발 수요 급감, 엔화 급반등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전체 국제선 수요가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분산이 안 된 구조라는 점, 체크해 둘 포인트입니다.

면세점·여행사·공항 상업시설 관련 업종도 이 흐름과 맞물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중국 노선 여객이 주도하는 수요라면, 그 여객들이 실제로 어디서 소비하느냐에 따라 수혜 업종이 달라집니다. 인바운드(외국인 입국) 수요인지, 아웃바운드(내국인 출국) 수요인지에 따라 면세·호텔·국내 관광 섹터의 온도 차가 생깁니다. 단순히 '항공 호황'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묶어서 보기보다는, 노선별·방향별로 나눠서 접근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항공 섹터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하반기 변수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유가 흐름, 원달러 환율, 그리고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세 가지 핵심 변수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원화 약세는 해외여행 수요를 일부 억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면 인바운드 수요가 추가로 붙을 가능성도 있고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변수들이 많은 만큼, 추세를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무난해 보입니다.

5000만명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입니다. 다만 그 이면에 있는 노선 쏠림 구조, 수요 편중 리스크까지 함께 읽어야 진짜 그림이 보입니다. 하반기 노선별 여객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일본·중국 외 노선의 회복 속도가 붙는지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