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색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검색을 대체한다는 공포가 시장을 흔들었지만, 학계는 오히려 '하이브리드 검색'으로의 진화를 말합니다. 포털·검색 기업에게 이것이 위협인지 기회인지, 차분히 짚어봤습니다.

검색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5월 22일 여의도에서 'AI 혁신과 검색서비스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생성형 AI가 검색을 없애는 게 아니라, 검색이 AI와 결합해 질문 이해·정보 검증·실행 지원까지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계가 이 주제를 공식 포럼 의제로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업계 안팎에서 논의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합니다.

사실 지난 1~2년간 시장의 분위기는 꽤 달랐습니다. 챗GPT 계열 서비스가 부상하면서 '포털 검색은 곧 구식이 된다'는 서사가 빠르게 퍼졌고, 국내외 검색·포털 기업 주가에도 그 불안이 반영된 구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용자 데이터나 트래픽 추이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이 늘어난다고 해서 기존 검색 쿼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관계가 선형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생성형 AI는 '답을 만들어 주는' 도구이고, 기존 검색은 '출처를 확인하고 탐색하는' 도구입니다. 두 행위가 완전히 같은 수요를 충족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AI가 내놓은 답변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검색을 다시 사용하는 패턴도 관찰됩니다. 이번 학회에서 제시된 '하이브리드 검색' 개념은 이 두 레이어를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통합하는 방향, 즉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검색이 검증을 담당하는 구조를 가리킵니다.

투자 관점에서 체크해 둘 포인트는 국내 포털·검색 기업들이 이 하이브리드 전환을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자체 기술로 소화해 낼 수 있느냐입니다. 외산 거대 언어모델에 의존하는 구조로 가면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 있고, 자체 모델을 고도화하는 방향은 초기 비용 부담이 따릅니다. 어느 쪽이든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전략의 완성도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분기 실적 발표 때 AI 관련 투자 지출 항목과 검색 광고 매출 추이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유효합니다.

글로벌 컨텍스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현재 일본·미국 시장에서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AI 투자 스토리를 등에 업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닛케이225가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하는 흐름 속에서 AI 인프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 중입니다. 이 흐름이 국내 포털·검색 기업에 직접 전이되기는 어렵지만, 'AI = 기존 서비스의 대체재'라는 프레임이 약해지는 것은 이들 기업에게 재평가의 여지를 열어줄 수 있습니다.

물론 낙관만 하기엔 이르습니다. 하이브리드 검색이 실제 수익 모델로 안착하려면 광고 단가 구조, 개인화 데이터 활용 방식, 규제 환경 등 여러 변수가 맞물려야 합니다. 국내 AI 진로교육 확대나 공공 부문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흐름은 중장기 내수 수요를 키우는 긍정적 배경이 되지만, 그것이 특정 기업의 매출로 연결되는 시간표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지금은 방향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오늘 학회 발표가 당장 시장을 움직일 재료는 아닙니다. 그러나 '검색은 끝났다'는 서사가 과장이었을 수 있다는 학계의 정리가 나왔다는 점, 그리고 그 논의가 공식 포럼 무대에 올라왔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검색·포털 관련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계신 분이라면, 다음 실적 시즌에 AI 전환 전략의 구체성이 어느 수준인지를 조용히 체크해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