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하이닉스 300만원·삼성전자 50만원, 증권가 목표가를 어떻게 읽을까

5월 들어 사흘 만에 SK하이닉스 28%, 삼성전자 23% 급등한 가운데 SK증권이 파격적 목표가를 제시했습니다. 숫자의 배경과 함께 챙겨야 할 리스크를 차분히 짚어봅니다.

SK하이닉스 300만원·삼성전자 50만원, 증권가 목표가를 어떻게 읽을까

조선일보 경제 보도에 따르면, SK증권이 5월 7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005930) 목표주가를 50만 원,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를 300만 원으로 대폭 올려 잡았습니다. 5월 들어 단 3거래일 만에 SK하이닉스가 28.62%, 삼성전자가 23.13% 뛴 시점에 나온 보고서라 시장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코스피 지수 자체도 7일 7,490선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으니,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달아오른 상황입니다.

목표가 상향의 논리 자체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경기 우려가 반도체 수요를 일시적으로 짓눌렀지만, 구조적인 AI 서버·HBM 수요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단기 매크로 충격을 소화하면 실적 가시성이 다시 부각된다는 시각인 셈입니다. 이 논리 자체는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수요 바닥 확인 후 재평가' 프레임과 맥을 같이합니다.

다만 증권가 전체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닙니다. Eugene투자증권 등 일부 하우스는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30만 원대, 삼성전자를 36만 원대로 유지하고 있어 하우스 간 편차가 상당합니다. 목표가 범위가 이렇게 넓을 때는 '어느 숫자가 맞느냐'보다 '각 하우스가 어떤 가정을 쓰느냐'를 살피는 편이 더 유용합니다. HBM 단가 가정, 엔비디아 공급 물량 배분, 환율 시나리오가 조금씩 다르면 밸류에이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이미 사흘 만에 20~28% 뛰었다는 점도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목표가 상향은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선언이지만, 동시에 그 상승 여력 일부는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을 수 있습니다. 급등 후 나온 목표가 리레이팅은 시장 모멘텀을 확인해 주는 의미는 있지만, 추가 상승 여지를 그대로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부 변수도 하나 더 있습니다. 경영진이 5월 21일로 예정된 18일간의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에 협의를 촉구하는 사내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로이터·연합뉴스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파업이 실제로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단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 변수는 목표가 달성 경로에서 체크해 둘 포인트입니다.

결국 '300만닉스', '50만전자'라는 숫자는 강한 인상을 주지만, 그것이 현실화되려면 HBM 가격 유지,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매크로 안정이라는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합니다. 지금 시장이 그 조건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건 맞지만, 조건이 흔들릴 때 목표가 숫자도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은 잊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목표가는 방향을 가늠하는 나침반이지, 도착을 보장하는 지도가 아닙니다.

급등 뒤 나온 화끈한 목표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구간이에요. 숫자보다 그 숫자를 지탱하는 가정들을 하나씩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