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00만원·삼성전자 50만원, 증권가 목표가 현실일까
증권가 일부에서 SK하이닉스 300만원, 삼성전자 50만원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에 나온 이 전망, 어떻게 읽어야 할지 차분히 짚어봅니다.

조선비즈 증권 보도에 따르면, 5월 들어 국내 증권사 일부가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를 300만 원대로, 삼성전자(005930) 목표주가를 5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리포트를 내놓았습니다. SK증권 등이 주도한 이번 상향은 5월 들어 두 종목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흐름을 뒤따른 측면이 있습니다.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를 크게 웃돌 때는 '강한 매수 신호'로 읽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미 상당 부분 오른 뒤에 나온 상향이라면 그 의미를 조금 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시점에 Eugene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230만 원, 삼성전자 36만 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종목을 두고 증권사 간 목표주가 편차가 이렇게 크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시장의 불확실성을 잘 보여줍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전망 격차가 왜 이렇게 벌어졌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낙관론의 핵심 근거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중심으로 한 AI 서버 수요 폭발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HBM3E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6년에도 꺾이지 않는다면, 메모리 업황 회복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체크해 둘 포인트는 몇 가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5월 21일부터 18일간 예정된 사내 총파업 이슈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영진이 사내 메시지를 통해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협상 타결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파업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면 단기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고, 특히 HBM 납품 일정에 민감한 시점이라 더 주목할 만합니다.
거시 배경도 함께 봐야 합니다. 코스피는 5월 7일 7,490대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외국인이 매도하는 상황에서도 개인 매수세가 지수를 떠받쳤고, 코스피 시가총액은 캐나다 거래소를 넘어 세계 7위권에 진입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서 나온 목표주가 상향은 시장 전체의 낙관 심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단기 과열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목표주가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를 만들어낸 가정들이 중요합니다. HBM 수요가 지금 속도로 이어지는지, 삼성전자의 파업 리스크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그리고 글로벌 매크로 환경—특히 미국의 금리 경로—이 반도체 밸류에이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기별로 다시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목표주가는 '지금 사야 할 이유'가 아니라 '이 시나리오가 맞으면 어디까지 갈 수 있다'는 조건부 추정치에 가깝습니다.
오늘 이 뉴스, 흥분보다는 점검의 계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두 종목 모두 중장기 모멘텀이 살아 있는 건 맞지만, 단기 급등 후 나온 목표주가 상향인 만큼 분할 접근과 리스크 관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파업 협상 결과와 2분기 HBM 출하 지표, 이 두 가지는 꼭 지켜봐 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