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동 리스크·유가 급등, 코스피 하루 만에 7000선 반납

중동 긴장 고조와 국제 유가 급등이 글로벌 반도체·AI 조정과 맞물리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7000선을 내줬습니다. 오늘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히 짚어봅니다.

중동 리스크·유가 급등, 코스피 하루 만에 7000선 반납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24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닛케이225가 2.73% 급락한 6만4611선으로 거래를 마쳤고, 국내 코스피도 전일 대비 406포인트 넘게 빠지며 6690선에 마감했습니다. 전날 겨우 넘어선 7000선을 단 하루 만에 반납한 셈입니다.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건 중동 정세 악화와 국제 유가 급등이었습니다.

중동에서는 유조선 피격과 미·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경고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WTI 역시 9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이 수준까지 치솟으면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가 곧바로 고개를 듭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7%를 넘어서며 달러 강세까지 동반된 상황이라, 이른바 '3고(유가·금리·달러)' 환경이 한꺼번에 재부각된 하루였습니다.

여기에 간밤 뉴욕 증시에서 AI 빅테크 업체들의 투자 수익성 논란이 불거지며 반도체주가 급격히 조정을 받은 것도 겹쳤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나스닥이 동반 하락한 여파는 도쿄 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 등 일본 반도체주의 투매로 이어졌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가 7% 내외 급락하며 지수 낙폭 확대를 주도했습니다. 지정학 리스크와 기술주 조정이 동시에 터진 날이었습니다.

수급 면에서는 극명한 대비가 나타났습니다. 외국인이 약 4조2000억 원, 기관이 약 2조200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는 6조3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급락 구간을 받아냈습니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크로 변수에 선제적으로 반응한 것이라면, 개인은 낙폭 과대 구간에서 저가 매수로 맞선 구도입니다. 어느 쪽의 판단이 맞을지는 앞으로 몇 가지 변수에 달려 있습니다.

체크해 둘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중동 정세의 추가 악화 여부입니다. 유가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느냐, 아니면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되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는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실적 발표입니다. AI 설비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번 조정의 한 축이었던 만큼, 실적 발표에서 어떤 가이던스가 나오느냐가 반도체·기술주 방향성의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최태원 SK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회동에서 HBM 등 차세대 메모리 협력이 재확인된 점도 중장기 시각에서는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국내 채권 시장도 주식과 함께 약세를 보였습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959%까지 올라 전 구간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국면은 전형적인 위험회피 심리의 발현입니다. 안전자산인 채권마저 팔리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상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구도가 유지되는 한 증시의 반등 탄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냉정하게 인식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내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보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먼저입니다. 중동 리스크와 유가, 미국 금리, 빅테크 실적이라는 변수들이 한꺼번에 얽혀 있는 만큼 단기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보유 종목의 펀더멘털을 다시 점검하고, 다음 주 빅테크 실적 시즌과 중동 관련 뉴스 흐름을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