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회 vs 세무사회, 3대 입법 전쟁의 속내
최운열 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연임 직후 세무사회에 '끝장토론'을 제안했습니다. 회계기본법·지방자치법·공인회계사법 3대 입법 과제를 둘러싼 두 직능단체의 갈등,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아시아경제 증권 보도에 따르면, 최운열 공인회계사회 회장이 6월 17일 여의도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38대 회장으로 연임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회계기본법, 지방자치법 개정안, 공인회계사법 등 3대 입법 과제를 임기 내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특히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한국세무사회를 향해 공식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끝장토론'이라는 표현 자체가 두 단체의 갈등 수위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왜 이렇게 뜨거운 걸까요.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회계·세무 용역의 업무 범위를 어느 직능이 담당하느냐는 문제입니다. 현행 제도 아래서도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는 업무 영역이 상당 부분 겹쳐 있고, 지자체 예산 규모가 커질수록 이 시장의 파이도 함께 커집니다. 회계사회 입장에서는 지자체 감사·결산 업무에서 공인회계사의 역할을 명문화하는 방향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고, 세무사회는 이것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맞서는 구도입니다.
회계기본법 제정 논의도 오래된 숙제입니다. 회계 투명성 강화, 감사인 독립성 확보, 회계 정보의 공공재적 성격 명시 등을 담은 별도 기본법을 만들자는 구상은 회계업계가 수년째 추진해 온 과제입니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세무·법무 등 인접 직능과의 이해충돌이 불가피하고, 국회 일정과 정치적 환경에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연임 한 회기 안에 모두 완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슈가 주식 시장과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직접적인 종목 재료로 연결되는 뉴스는 아닙니다. 다만 회계·감사 관련 규제 환경의 변화는 상장사 전반의 공시 비용, 외부감사 수임 구조, 회계법인 시장 경쟁 구도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회계기본법이 제정된다면 감사인 선임 절차나 감사 보수 기준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는 상장사 IR 담당자나 CFO 입장에서 체크해 둘 포인트입니다.
투자자 시각에서 이 이슈를 조금 더 넓게 보면, 직능단체 간 입법 경쟁은 결국 해당 서비스 시장의 진입 장벽과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입니다. 회계·세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장 기업이 있다면 규제 환경 변화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주요 회계법인은 비상장 파트너십 구조여서 직접적인 주가 연동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회계·세무 소프트웨어나 기업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을 다루는 관련 기업들은 규제 변화의 수혜·피해 여부를 간접적으로 점검해볼 만합니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습니다. 입법 과제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고, 두 단체의 협의가 어느 방향으로 결론 나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끝장토론' 제안이 실제 협상 테이블로 이어질지, 아니면 각자의 입장을 공고히 하는 여론전으로 끝날지도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회계사회와 세무사회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이번 발언도 일단은 협상 개시 신호 정도로 읽는 것이 무난합니다.
오늘 시장에는 PF 개발앵커리츠 공모 착수, 중앙일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이슈, 한은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 재확인 등 직접적인 가격 변수들이 더 많습니다. 회계사회 이슈는 당장 포트폴리오를 흔들 재료는 아니지만, 기업 지배구조나 회계 투명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입법 진행 상황을 멀리서 한 번씩 체크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