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방한, 현대차와의 별도 회동이 더 주목받는 이유
삼소 회동에 불참한 정의선 회장이 8일 양재 본사에서 젠슨 황과 단독 만남을 갖는다. 시장 급락 속에서도 이 일정이 현대차그룹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차분히 짚어봅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월 5일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 불참하고, 오는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별도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자리에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 회장의 선택은 오히려 더 눈에 띄는 행보입니다.
단체 회동 대신 본사 방문을 선택했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젠슨 황이 직접 양재 사옥을 찾는다는 건 단순한 인사 교류가 아닌, 구체적인 협력 의제가 오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보틱스 분야에서 상당한 기반을 쌓아 왔고, 엔비디아는 로보틱스·자율주행 플랫폼 분야에서 핵심 칩과 소프트웨어 스택을 공급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두 회사의 접점이 어디에서 깊어질 수 있는지, 체크해 둘 포인트는 분명합니다.
다만 이날 시장 분위기는 이런 기대감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코스피는 6월 5일 외국인 순매도 3조5,000억 원을 넘기며 8,160선 근처까지 밀렸고,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매도 압력이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젠슨 황 방한이라는 재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이를 즉각적인 매수 근거로 소화하지 못한 셈입니다. 기대감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꽤 선명하게 드러난 하루였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부담 변수입니다. 이날 환율은 장중 1,550원 턱밑까지 오르며 1,539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아시아경제가 전했습니다. 외국인 자금 유출, 달러 강세,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환율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는 글로벌 협력 기대감도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005380)와 현대차그룹 관련 계열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회동의 실질적 가치는 8일 이후 어떤 공식 발표나 협력 내용이 나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로보틱스·자율주행·온디바이스 컴퓨팅 등 협력 범위가 구체화될수록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동이 원론적 수준의 의견 교환에 그친다면, 기대감이 빠르게 소화될 수도 있습니다.
SK, LG, 네이버가 단체 자리에 함께한 것도 맥락상 흥미롭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한국은 반도체 제조(SK하이닉스), 가전·디스플레이(LG), 플랫폼·클라우드(네이버) 등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파트너 국가입니다. 젠슨 황이 단 한 번의 방한에서 이렇게 폭넓은 회동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산업 생태계에 대한 엔비디아의 관심 수위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힙니다.
8일 양재 회동 결과가 어떤 형태로든 공개된다면, 그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 같은 시장 급락 국면에서 단기 주가 움직임에 휩쓸리기보다, 이번 회동이 중장기 협력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차분히 지켜보는 시각이 더 유효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