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노후 공장 지붕이 발전소로 — BIPV 그린리모델링의 가능성

KICT가 노후 공장 지붕을 태양광 설비로 전환하는 프리패브 BIPV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 이슈가 국내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차분히 짚어봅니다.

노후 공장 지붕이 발전소로 — BIPV 그린리모델링의 가능성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5월 29일 전남테크노파크 지식산업센터에서 '노후 공장 그린리모델링을 위한 저비용·경량화 프리패브 BIPV 지붕 유닛 시스템 개발' 과제 착수 회의를 열었습니다. KICT가 주관하고 원광전력, 에너드림, 쏠에너지, 에이펙스인텍 등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산·연 공동 연구입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직접 과제를 주관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업 발표와는 결이 다른 이슈입니다.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는 태양광 모듈을 건물 외장재 자체에 통합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지붕 위에 패널을 얹는' 구조와 달리, 지붕재·단열재·방수층·태양광 모듈을 공장에서 미리 통합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을 채택한 것이 이번 과제의 핵심입니다. 공사 기간이 단축되고 구조 하중 부담도 줄어드는 경량화 설계가 목표인 만큼,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왜 하필 '노후 공장'일까요. 국내 산업단지의 상당수 공장은 건축된 지 20~30년이 넘어 지붕 보수가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어차피 교체해야 할 지붕이라면, 그 기회에 발전 설비까지 함께 올리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논리입니다. 리모델링 수요와 에너지 전환 수요가 겹치는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 접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와 RE100 확산이라는 정책 흐름도 이 방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시장 측면에서 체크해 둘 포인트는 참여 기업들의 면면입니다. 원광전력은 위탁 연구기관으로, 에너드림·쏠에너지·에이펙스인텍은 수요기관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수요기관이 연구 단계부터 참여한다는 것은 기술 개발 후 실증·양산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이 어느 정도 설계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 대부분이 비상장 또는 규모가 작은 업체여서, 직접적인 주가 연동을 기대하기보다는 관련 상장사의 수혜 가능성을 별도로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국내 BIPV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습니다. 기술적 완성도, 설치 단가, 발전 효율 등에서 일반 지붕형 태양광 대비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번 과제가 착수 단계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연구 완료까지는 통상 수년이 소요되고, 상용화까지는 그보다 더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중장기 방향성 확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럼에도 이 이슈를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운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 연구기관 주도의 기술 개발 착수는 이후 실증 사업, 보급 지원 정책, 인증 기준 마련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BIPV 관련 소재·모듈·시공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가 있다면, 이 과제의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해 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오늘 이슈는 당장 시세를 움직이는 재료라기보다, 국내 그린리모델링과 BIPV 시장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는 방향 신호로 읽힙니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관련 흐름을 꾸준히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