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매출 970억 달러 사상 최고, 삼성이 격차를 벌린 이유
2026년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0% 급증해 970억 달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1위를 굳히는 사이 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차분히 짚어봤습니다.

조선일보 경제 보도에 따르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2026년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증가한 970억 달러(약 145조 70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히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분기 한 번에 매출이 80% 뛴다는 건 수요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번 급등의 핵심 동력은 데이터센터향 수요,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추론·학습용 서버를 빠르게 늘리면서 HBM 탑재량이 가파르게 올라갔고, 이것이 D램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됐습니다. 일반 서버용 DDR5 수요도 살아 있는 상황이라 HBM 단독 효과라기보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방위 확장'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 환경에서 약 38% 점유율로 글로벌 1위를 유지하며 SK하이닉스(000660)와의 격차를 다시 벌렸습니다. 한때 HBM 양산 속도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가 1위 점유율을 지켜낸 것은, HBM 외에도 일반 D램 전 라인업에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 규모와 고객 다변화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HBM 고부가 제품에서의 점유율 세부 수치는 별도로 체크해 볼 포인트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향 HBM3E 공급 비중 등에서 시장 선도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놓치기 어려운 맥락입니다.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전체 D램 점유율 vs. HBM 고부가 점유율'이라는 서로 다른 축에서 읽어야 합니다.
KOSPI가 8200선을 넘어선 배경에도 이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반도체 섹터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쏠림이 강할수록 업황 피크 논쟁이 불거질 때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체크해 둘 포인트입니다. 970억 달러라는 숫자가 인상적인 만큼, 다음 분기에 이 레벨을 유지·상회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두고 싶은 건 마이크론의 위치입니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SK하이닉스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사이, 미국 제조 기반을 강화 중인 마이크론이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어떤 속도로 추격해 오느냐도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변수입니다. 국내 두 기업의 기술 리드를 유지하는 속도와 마이크론의 추격 속도 간의 간격이 좁혀지는지 여부가 섹터 밸류에이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늘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한 사이클의 반등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이라는 구조적 흐름 위에 올라타 있다는 점입니다. 단기 모멘텀보다 이 구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실적 발표 때 HBM 출하 가이던스를 꼼꼼히 확인해 두시길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