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1.4nm 선언, 파운드리 판도 흔들릴까
화웨이가 EUV 없이 2031년까지 1.4nm 칩 양산을 선언했습니다. 기술 실현 가능성부터 삼성전자·TSMC에 미칠 구조적 영향까지, 차분히 짚어봅니다.

동아일보 경제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기 없이 2031년까지 1.4nm급 칩을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공식화했습니다. 미국 제재를 정면 우회하겠다는 선언인 동시에, 중국 반도체 자립 의지를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먼저 기술적인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최첨단 공정을 주도하는 삼성전자(005930)와 TSMC는 ASML의 EUV, 그리고 차세대 하이-NA EUV 장비를 기반으로 2nm 이하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EUV 없이 1.4nm에 도달하겠다는 화웨이의 주장은, 멀티패터닝 등 대안 공정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미인데, 업계에서는 이 접근법의 기술적 한계와 수율 문제를 두고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입니다. 선언 자체를 현실로 등치시키기엔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그렇다고 이 뉴스를 단순한 '선전용 발표'로만 보기도 어렵습니다. 화웨이는 이미 7nm급 칩을 독자 공정으로 양산해 스마트폰에 탑재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지만 현실이 됐습니다. 2031년이라는 시간표가 주어진 만큼,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자국 반도체 생태계 육성 의지가 결합된다면 예상보다 빠른 진전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체크해 둘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화웨이의 이 선언이 실현되기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삼성전자와 TSMC는 이미 1nm 이하 공정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관건이지, 지금 당장 파운드리 수주 판도가 바뀌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향한 파운드리 수요가 자국 공급망으로 흡수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장기 시나리오로 분리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스피가 반도체 랠리를 타고 사상 첫 8000선을 넘어선 현재 시점에서, 이런 뉴스는 시장 심리에 단기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수록, 구조적 위협 요인에 대한 민감도도 함께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다만 이번 화웨이 발표는 2031년을 목표로 한 중장기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업황 사이클과는 시간 축이 다릅니다. 단기 주가 반응과 장기 구조 변화를 혼동하지 않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번 이슈는 '화웨이가 진짜 해낼 수 있느냐'보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향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느냐'는 방향성 자체를 재확인시켜 주는 사건으로 보는 게 적절합니다.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로드맵 대응, 미국의 추가 수출 통제 강화 여부, 그리고 화웨이 측의 실제 공정 진척 상황이 앞으로 이 이슈의 무게를 결정할 세 가지 변수입니다. 지금은 관망하면서 각 변수의 흐름을 체크해 두는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