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고속도로 기술, 페루로 간다 — 인프라 수출의 조용한 확장

한국도로공사가 KOICA와 손잡고 페루 교통부 공무원 15명을 초청해 고속도로 운영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단순 연수를 넘어 인프라 기술 수출의 흐름으로 읽어볼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K-고속도로 기술, 페루로 간다 — 인프라 수출의 조용한 확장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페루 교통통신부 공무원 15명을 국내로 초청해 오는 30일까지 KOICA 연수센터에서 '도로 운영 및 유지관리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글로벌 연수사업 틀 안에서 2024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는 정례 행사입니다. 겉으로 보면 공공기관의 ODA성 연수처럼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맥락이 깔려 있습니다.

핵심은 '기술 전수'가 단방향 교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고속도로 운영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향후 해당 국가에서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개선할 때 한국 표준과 한국 기업이 자연스럽게 레퍼런스로 떠오르는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연수생들이 귀국 후 현지 정책 결정자로 성장한다면, 그 관계는 단기 프로젝트보다 훨씬 긴 호흡의 네트워크가 됩니다.

올해 연수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기존 운영·유지관리 기술 공유에 더해 스마트 도로 관리, 즉 디지털 기반 교통·도로 운영 고도화 내용이 커리큘럼에 추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아스팔트 까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도로 관리 체계까지 패키지로 묶어 전수하는 방향입니다. 이 지점이 이번 연수의 성격을 '기술 원조'에서 '기술 수출 사전 포석'에 가깝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페루는 중남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인프라 투자 수요도 꾸준한 나라입니다. 한국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중동·동남아에 집중되어 있는 동안, 중남미 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개척된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도로공사가 KOICA 채널을 통해 페루와 관계를 쌓아가는 흐름은, 민간 기업들이 이 지역에 진출할 때 일종의 '공공 선행 투자' 역할을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물론 이 뉴스가 당장 증시에서 특정 종목을 움직일 재료는 아닙니다. 도로공사는 비상장 공기업이고, 연수 프로그램 자체가 단기 실적과 직결되는 이벤트도 아닙니다. 체크해 둘 포인트는 오히려 중장기 방향입니다. 이런 식의 기술 연수가 누적되면서 특정 국가와의 협력 관계가 깊어질 때, 국내 도로·교통 관련 엔지니어링 기업이나 스마트 교통 솔루션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K-인프라 수출'이라는 키워드가 최근 몇 년 사이 정책 담론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철도, 도로, 항만 등 국내에서 고도화된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해외로 가져가는 시도는 이미 여러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번 페루 연수는 그 흐름 속 한 장면으로, 단독으로 크게 부각될 뉴스는 아니지만 방향성을 확인하는 소재로는 지켜볼 만합니다.

조용하지만 꾸준히 쌓이는 이런 뉴스들, 사실 시장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유형입니다. 당장 주가를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가끔은 이런 흐름을 한 번씩 훑어두는 게 나중에 큰 그림을 읽을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